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은 고용노동부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해 ‘법안 추가 재검토’를 지시하고, ‘적절한 상한 캡을 씌우라’며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시간 노동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커지자 대통령실에서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르면,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휴식권을 보장할 경우 주 69시간(주 6일 근무 기준) 노동이 가능해집니다.  정부와 여당은 대통령 지시에 따라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기조 자체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 52시간 상한제는 계획대로 폐지하고 월, 분기, 반기, 연 단위 총량제 관리 기조를 유지하되, 장시간 노동 논란을 피하기 위해 상한 시간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2024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기 위하 논의가 조만간 시작될 예정입니다. 고용노동부 장관의 요청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는 4월 초 제1차 전원회의를 열어 안건을 보고, 상정합니다. 최저임금위는 사용자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특별위원 3명(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국장급 공무원)으로 구성됩니다. 내년 최저임금과 관련된 가장 큰 관심사는 사상 처음 1만원대를 기록할 수 있을지입니다. 2023년 대비 인상률이 3.95% 이상이 되면 1만원을 돌파하게 됩니다. 올해 인상률은 5.0%, 2022년 인상률은 5.05%였습니다. 한편 노동계에서는, 한국 노총이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인상률인 9.1% 인상요구율을 확정했습니다. 이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1.6%, 소비자 물가상승률 3.5%, ‘물가 폭등에 따른 실질임금 보전분’ 4.0%를 합한 수치입니다. 한국노총이 이처럼 예년보다 요구안을 높여잡은 데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가운데 공공요금 인상이 이어지고 있기 떄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노총도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요구안을 내놓을 방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전국 일-생활 균형 실태조사(전국 2만2천명 대상)’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인들은 평균 17.03일의 연차를 부여 받았고, 이 중 실제 사용한 연차 휴가 일수는 11.63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사용 연차와 사용 가능 연차가 5일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연차휴가를 다 쓰지 못한 이유 중 1위는 ‘연차 수당을 받기 위해서(20.1%)’였습니다. 하지만 ‘대체 인력이 부족해서(18.3%)’, ‘업무량 과다로(17.6%)’, ‘상사의 눈치가 보여서(11.4%)’, ‘조직 분위기 때문에(5.1%)’ 등 전반적으로 본인의 의사가 아닌 사유가 다수였습니다. ‘연차수당을 받기 위해서’라는 응답은 50대가 25.6%, 20대가 14.1%로 연령대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일과 생활 사이 균형에 대한 만족도로는 7점 만점 중 평균 4.44점을 기록했고, 만족도가 낮은 이유는 주로 ‘장시간 일하는 문화 때문’이라는 응답과 ‘과도한 업무량 때문’이라는 응답이 많았습니다.